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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 여행과 인생 |

조회 221|2019-09-24

책벌레

 

 


 

여행의 이유

김영하 | 문학동네 | 216쪽 | 13,500원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새로운 길 열려

잘 짜인 계획 속 하나님 일할 공간 없어

계획대로 되는 인생? 하나님 찾지 않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의 저자로 잘 알려진 조앤 롤링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녀는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되고 남편과도 이혼했다. 생후 4개월 된 딸과 함께 정부 생활 보조금으로 살았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인생이었다.

 

빈곤한 생활을 하던 그녀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기로 했다. 그리고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성했다. <해리포터>는 6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4억 5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인생이 새로운 삶을 만들었다.

 

인생은 불확실하다. 그래서 날마다 계획을 세운다. 잘 짜인 계획 안에서 하나님이 일할 공간은 없다. 잘 짜인 계획은 하나님 없이도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계획이 실패할 때가 하나님이 일하실 때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부르짖을 때는 계획대로 안 될 때였다.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들이 원했던 애굽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요셉의 가족으로서 환대를 받으며 사는 것을 계획했을 것이다. 그러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하나님은 그 부르짖을 들으시고 그들을 구원하셨다. 그들은 출애굽을 한 후에도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광야도 그들이 계획했던 것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계획은 실패했지만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다.

 

인생이 계획대로 잘 풀린다면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 계획이 실패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여행이다. 여행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설레는 시간은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다.

 

그러나 계획을 철두철미하게 세워도, 완벽한 여행이란 없다. 계획은 늘 실패하게 되어 있다. 친한 친구와 여행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한 번은 꼭 싸우기 때문이다. 여행 가서 싸우는 것을 계획에 넣는 사람은 없다.

 

여행기도 대부분 이런저런 실패담 있어

아브라함, 야곱… 창세기도 여행 실패기

여행의 성공? 원래 목표와 다른 어떤 것

 

<여행의 이유>는 소설가 김영하의 여행 산문집이다. 그는 “대부분의 여행기는 작가가 겪는 이런저런 실패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기독교인들이 제일 많이 읽고 좋아하는 ‘창세기’는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는 성경이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은 고향을 떠나 하나님이 약속한 땅으로 여행을 간다.

 

그 여행은 실패담으로 점철되어 있다. 아브라함의 계획은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 나름 머리를 써 아내를 누이라고 속였지만, 곧 들통이 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여행의 성공이란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향을 떠나 여행을 시작한 아브라함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하나님이 약속한 자녀와 땅이었을 것이다. 그 약속은 달콤한 것이었다. 충분히 여행을 떠날 동기를 부여했다. 그러나 아브라함이 여행을 통해 얻게 된 것은 ‘믿음’이었다. 아브라함은 그 여행을 통해 ‘믿음의 조상’이라는 영광을 얻었다.

 

여행은 본질적으로 내가 기대했던 것을 뛰어넘는 것을 선물로 준다. 계획은 실패할지라도 예상치 못한 놀라움을 선사한다.

 


ⓒSebastien on Unsplash

 

<동방견문록>을 남긴 마르코 폴로의 목적은 무역을 통해 큰 돈을 버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돈보다 더 큰 인류의 유산을 선물로 남겼다.

 

“마르코 폴로는 중국과 무역을 해서 큰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여행을 떠났지만 이 세계가 자신이 생각해왔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과 짐승, 문화와 제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와 그것을 <동방견문록>으로 남겼다.”

 

여행을 할 때, 대부분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런 목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들이다.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보고 오겠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보겠다. 인도에 가서 요가 클래스에 들어가겠다. 캐나다에 가서 한 달을 살고 오겠다.’ 그리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여행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파리는 생각했던 것만큼 낭만적이지 않고, 중국의 만리장성은 너무 힘들다. 인도는 명상을 하기에 복잡하고, 캐나다는 춥다. 그러나 이런 외적인 것으로 여행을 평가할 수 없다.

 

저자는 “여행은 내면의 성장이 있다.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적인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 여행의 진짜 의미”라고 말한다.

 

인생과 여행 연결, 그래서 신비로운 것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

과거 집착한다면 여행은 재난으로 끝나

 

저자는 여행과 인생을 연결한다.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미국 야구 선수들의 꿈은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구단에 소속된 선수 중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뛴 선수는 약 7.4%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선수는 마이너리거로 선수 생활을 마친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불행한 인생을 산 것은 아니다. 그들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자기 인생을 살고 있다. 경기에 출전해 최선을 다했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뤘고, 은퇴한 후에는 코치가 되어 후진을 양성하거나 다른 일을 찾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래 얻으려던 것보다 더 소중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여행의 이유>는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고 맛집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고 많이 다녔다. 그는 이 책에 여행의 노하우를 담지 않고 여행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크게 9장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은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과 지식이 더해져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여행 지침서 이전에 인생 지침서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는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실망한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의 정신이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에 집착한다면 여행은 재난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여행은 계획이 아니라 현실을 경험하는 것이다.

 

여행, 계획 아닌 현실을 경험하는 것

여행 경험, 상상과 현실 구분하게 해

파리 증후군, 환상과 현실 사이 간극

인생, 짜여진 각본 아닌 매일 새롭길

계획 아닌, 은혜가 우리를 살리는 것

인생이, 여행처럼 설레는 건, 그래서

 

‘파리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일본인 심리학자가 사용한 말이다. 그는 유독 파리에서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같은 증상을 겪는 일본인 여행객들을 조사했다. 그들은 대부분 파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상상했던 것과 매우 달랐다. 오랫동안 품어왔던 멋진 환상과 일치하지 않는 현실에서 괴리감을 느낀 것이다. 여행의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겪는 멀미와 같은 것이다.

 

여행의 경험은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게 한다. 계획은 계획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계획대로 안 될 때 비로소 하나님이 일하시기 시작한다.

 

여행은 짜여진 각본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짜여진 각본은 패키지 여행과 같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끝난다. 그러나 자유 여행은 볼 수 없는 도시의 이면을 보게 한다. 그곳에 새로움이 있다.

 

우리 인생도 짜여진 각본이 아니라 날마다 새로운 인생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

 

계획이 실패한다고 걱정하지 마라. 계획이 실패한 곳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아브라함은 실패 속에서 ‘믿음’을 배웠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계획이 아니라 은혜가 우리를 살린다. 그래서 인생은 여행처럼 설렌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https://cafe.naver.com/juda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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